2012년 6월 20일 수요일

세계적인 건축가 렌조 피아노에게 배우다

세계적인 건축가인 렌조 피아노의 인터뷰를 읽고 배울 점이 많아 정리해봤습니다. 

먼저 렌조 피아노 (Renzo Piano, 1937년 출생)부터 소개합니다. 33세에 퐁피두센터를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공동 설계한 것을 시작으로 뉴욕타임스 빌딩, 일본 간사이 국제공항, 런던 브리지 타워 등 수많은 랜드마크를 탄생시켰습니다. 1998년에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용산 트리플 원 (코레일 부지에 들어서는 111층 짜리 건물)과 KT 광화문 신사옥도 이 분이 설계한다고 하니 우리나라에도 친숙한 분입니다. 








건축계의 노벨상 받은, 세계적인 건축가

그의 직업은 건축가로서 튼튼한 건물을 설계하는 것이지만 그 안에는 부드러운 휴머니티가 담겨있습니다. 인간을 소외시키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을 보듬고 머물게 하는 건물을 지향합니다. 디자인만 번지르하고 반짝 유행을 노리는 서비스가 많은데 진정 사람들의 삶을 바꾸고 오래도록 남을 서비스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 진정한 기획자겠죠. 


"우리가 짓고 싶은 건물은 대단한 게 아니다. 바로 ‘진정으로 사람들을 위한 건물’이다. 이것은 단순한 것 같지만 대단히 중요한 개념이다. 사람들이 쉽게 다가가고, 그곳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오래 머물고 싶어하는 건물 말이다. 그게 열린 건물이라면, 그 반대는 폐쇄적인 건물, 잘난 체하고 으스대는 건물, 이기적인 건물이다.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단단하게 방어벽을 친 건물들 말이다." 


진정으로 사람들을 위한 건물을 짓는다


그는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반항아를 자처했고 자신의 작업이 스타일로 고착되는 것을 스스로 경계해왔습니다. 기획자는 스토리보드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입니다. 솔루션이 잘 먹히려면 해오던 방식에서 탈피하여 창의적인 때로는 전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퐁피두 센터는 단순히 파리에 미술관(아트 뮤지엄) 하나를 짓는 게 아니라 문화를 바꾸는 작업이었다. 60년대 말, 70년대 초반에 미술관·박물관이라는 곳은 사람들과 거리가 먼, 몹시 지루한 장소였다. 대리석으로 지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사고방식을 바꾸는 일, 혁명이 필요했다. 위압적이지 않고 사람들이 즐기러 오는 곳,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게 우리 목표였다. 그래서 사람들이 퐁피두를 가리켜 ‘박물관이 아니라 공장 같다’고 말했을 때 기뻤다. 리처드 로저스와 나는 반항아들(bad boys)이었다."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반항아이기를 즐긴다


그는 첨단소재를 잘 이용하기로 유명합니다. 2008년 완공된 뉴욕타임스 빌딩은 “극도로 가볍고 투명하며, 환경과 함께 숨쉬는 빌딩"을 목표로 투명도가 높은 특수 유리와 36만5000개의 세라믹 튜브로 벽면을 처리하여 에너지를 절약하고 주변의 빛에 따라 건물의 색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휴머니티와 테크놀로지를 잘 결합시키는 능력은 스티브 잡스가 말한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점'이라는 개념과도 맥이 닿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연히도 더글라스 크록포드가 말하는 훌륭한 개발자의 자질에도 호기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프로페셔널들에게 호기심은 필수덕목인 것 같습니다. 



“(건축가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호기심이다. 건축은 인간에 대한 관심을 과학으로 녹여내 표현하는 것이다. 또 건축가는 군인들처럼 첨단 기술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피아니스트가 건반을 어떻게 눌러야 하는지 알아야 하는 것처럼 당연한 거다. 그래야 기술이 눈에 너무 드러나지 않으면서 건축물 안에 녹아든다. 빌딩이 만들어내는 일에는 마술(magic)이 필요한데, 그게 과학으로 하는 마술이다. 그런 점에서 건축가는 사회학자이고, 시인이며, 과학자가 돼야 한다.”


사회학자이고, 시인이며, 과학자가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마음의 소리를 좇아 의미가 충분한 프로젝트만 수행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전세계에 수많은 그의 작품이 있다는 것은 놀랍습니다. 생계형 기획자로서 쉽지 않은 것이지만 기획하면서 내 가슴이 뛰게하는 것을 만들 수 있다면 더없이 행복할 것입니다. 


“우리 작업실에서 다같이 습관처럼 하는 일이 있다. 매일 아침 ‘왜 이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지’를 묻는 거다. 계속 묻는다. 의미를 찾을 때까지. 이것은 정말 필요한 일이다. 만약에 이 질문에 충분한 답을 얻지 못하면 그 프로젝트는 맡지 않는다. 거만해서가 아니다. 자유는 인생의 중요한 퀄리티다. 프로젝트를 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게 하는 것은 규모도, 돈도 아니다. 원하면 더 많은 프로젝트를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을 고민해서 하고 싶은 일, 의미 있는 일을 하기로 결정한다. 이게 자유다."


왜 이 프로젝트를 해야하는지를 매일 묻는다


요즘 공교롭게도 영화나 드라마에 건축가가 자주 등장합니다. <건축학개론>이나 장동건이 나오는 드라마 <신사의 품격>이 그렇지요. 하지만 여기 진짜 건축가 렌조 피아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정말 내가 수학만 잘 했어도 건축학과를 갔을텐데 하는 때늦은 후회가 듭니다. 이미 늦었으니 그에게 배운 것들을 서비스 기획자로서 지금 제 삶에 녹이는 것이 현실적이겠죠? ^^


※ 본문에 인용한 문구는 중앙일보 기사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원문은 여기서 읽으세요. 

2012년 6월 7일 목요일

기능을 한바구니에 담지 말라

우선순위를 정해서 중요한 일부터 해야한다는 건 누구나 압니다. 서비스를 운영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선작업이 필요한데 이때도 우선순위가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누구의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우선순위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에서 몇 주 혹은 몇 개월에 걸쳐 야심찬 업데이트를 해도 일부 사용자는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내가 말하던 그 기능은 도대체 언제 해줄거예요?"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쪽 사이에 인식의 간극은 필연적이죠. 회사는 사업계획과 로드맵이 있는 반면 사용자는 자신의 니즈를 만족시키려는 욕망이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한쪽을 무시하거나 이 간극을 줄이려는 시도는 무의미합니다. 세상엔 내가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이 엄연히 나누어져 있으니까요. 양쪽을 다 인정하는 것이 현명할 것 같습니다. 이때 참고할 만한 개념이 Adam NashThree Feature Buckets입니다. (그는 LinkedIn의 과거 프로덕트 매니저였다가 현재는 유명 VC인 Greylock의 파트너로 재직 중입니다)


그에 따르면 기능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고객이 요구하는 기능 (Customer requests)
이건 이론의 여지가 없지요. 이걸 잘 개발해야 고객이 계속 남아서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고, 반대가 되면 실망하여 떠납니다. 업데이트가 되었을 때 고객의 피부에 가장 와닿는 것이기도 해서 잘 포장하면 적은 노력으로도 사용자를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2. 전략을 성공시키기 위한 기능 (Metrics movers)
사업적이나 전략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요한 기능을 말합니다. 게임의 이용시간을 늘리기 위해 레벨을 조정하거나 수익을 위해 광고를 넣는 것이 해당됩니다. 이 부류의 기능을 적재적소에 넣어야 서비스가 성공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3. 고객을 기쁘게 할 기능 (Customer delight)
고객이 원한다고 말한 적은 없지만 이 기능 덕분에 즐거운 것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 앱에서 플릭킹 하면 이미지가 밝아지면서 확대되는 기능이라든지 아이폰의 잠금화면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능은 꼭 필요하다고 한 적은 없지만 있으면 편리하고 즐거운 기능입니다. 이는 고객이 미처 표현하지 못한 요소를 발견한 통찰력이 발휘된 때문일 수도 있고 기술적인 난제를 해결하고 UX적인 혁신을 추구한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 세 그룹의 기능은 조화롭게 업데이트 되어야 합니다. 이 세 버킷을 적절히 섞어 한번에 해도 되고 일정 기간 내에 순차적으로 처리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나도 만족하고 고객도 만족하는 업데이트를 추구해야 합니다.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격언에 빗대면 이렇게 되겠네요. "기능을 한바구니에 담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