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5일 월요일

[서평] 많아지면 달라진다 (클레이 셔키) - 소셜미디어의 번성을 예리하게 분석한 책

지난 선거에서 소셜미디어의 파워는 막강했습니다. 정치적인 이슈가 소셜미디어를 타고 삽시간에 퍼지고 수많은 정보와 의견이 덧붙여지면서 급기야 현실세계를 바꾸기에 이릅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도 매스미디어의 카우치 포테이토에 불과했던 우리가 왜 이렇게 달라졌을까요? 소셜미디어의 어떤 특징이 이런 변화를 일으켰을까요? 


그런데 이 질문이 잘못 되었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뉴욕대 언론대학원 교수이자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Here Comes Everybody"의 저자인 클레이 셔키 Clay Shirky입니다. 그는 장기적인 우연을 본질적인 속성으로 오해하지 말라고 합니다. 쿠텐베르크의 인쇄혁명 이래 미디어는 대자본이 필요한 영역이었고 소수의 전문가만 생산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수는 수동적인 소비자로 오랫동안 머물렀던 것이죠. 사람들은 원래 창조하고 공유하기를 좋아하는데, 이 낡은 동기와 저렴하고 진입문턱이 낮은 소셜미디어라는 수단이 만나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수단, 동기, 기회가 융합하면서 흩어져있던 여유시간과 여유능력이 통합 조정된 자원으로 부상합니다. 셔키 교수는 이를 인지 잉여 Cognitive surplus라고 부릅니다. 인지 잉여를 잘 활용하면 금전적인 보상 없이도 위키피디아를 만들 수 있고 케냐의 불모지에서도 사회의 폭력을 감시하는 우샤히디 Ushahidi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인지 잉여는 많아지면 달라질 수 있는 자원입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지만 아직은 과도기인 것 같습니다. 소셜미디어에 대해 매스미디어는 비전문적이라고 비난하고 정치권은 선동적이라고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여전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근원적인 욕구와 닿아있는 것은 쉽게 없애거나 바꾸지 못합니다. 장기적인 우연의 산물은 적절한 기회를 만나면 길을 내줄 수밖에 없습니다. 셔키 교수는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인지 잉여가 시민적 가치 civic value에 기여하는 관대함의 문화에 대해 설파합니다. 결국 인지 잉여는 우리 시대 진보의 원동력인 것입니다.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변화에 대해 상당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 추천합니다.


* 클레이 셔키의 TED 강연 영상을 보시면 인지 잉여에 대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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